옆 병동 정신나간 애엄마...

지난 월요일 새벽부터 두돌 좀 넘은 아들이 a형 독감(과거 신종플루)으로 태어나 첨 입원중입니다.

입원 첫날 아들이랑 지하 편의점 다녀오니
왠 서너살 남자애기가 저희 병실에 들어와
아들 장난감을 갖고 놀고 있더군요

너 누구니? 하니 대답도 안하고..
일단 그냥 놀게 뒀는데, 자기 장난감 만지는게
거슬린 아들이 달라고 하자 제 아들을 뒤로 확 밀치고
장난감을 들고 나가려고 하더라고요.

그 장난감이..또봇 쿼트란인가?
제가 멀리 시집온 탓에 일년에 한두번 손주 볼까말까 한 친정엄마가 이번 설에 큰맘먹고 사주신거고
난생 첨 비싼 장난감 가져본 아들, 넘 신나서 끼고살다가
새벽에 응급실로 왔다가 곧바로 입원한거라 경황이 없어서 장난감은 못챙겨왔더니 열 좀 내리자마자 계속 쿼트란만 찾더라고요.

결국 새벽 다섯시에 출근해야하는 아빠가
잠 한숨 못자고 병원에서 50분 걸리는 집까지 가서,
다시 와서 갖다주고 출근한 장난감입니다.

근데 그걸 갖고가려니 아들은 난리가 나죠..
그래서 갖고가지말고 또 놀러와서 같이 놀아~ 하고
좋게 얘기했더니 악쓰며 억지로 뺐으려다가 안되니
결국 울면서 나가더라고요.

잠시후에 그애 엄마가 "뭐? 어디?" "무슨 로봇?"하며
아이손에 이끌려오더니
애가 너무 서럽게 우는데 좀 갖고놀게 해주면 안되냐 공격적으로 얘기 하더라고요.

어이는 없었지만 일단 좋게 설명했죠
저희 아이도 워낙 끼고사는거라 새벽에 아빠가 잠한숨 못자가며 갖다준거라 안되겠다고요..

그랬더니 아니 애들 이렇게 많은 병동에
그거 보고 애들 난리날거 알면서 뭔생각으로
그걸 들고 왔냐는 미친소릴 하며 나가길래..

뒷통수에다 대고 그냥 헛웃음으로 웃었죠..
그러니 '지금 뭐라고?' 하며 다시 들어오대요.

그래서 '아줌마, 다른아이들 같이 쓰는 다인실은
그럴수도 있다지만 여기는 일인실이고
이방에서 우리가 뭘 갖고있든 당신이 왜 참견해요?
우리애 아파서 쉬어야되니까 당장 나가요' 했죠.

그리고 그날 저녁에도 화요일 아침에도
계속 그애가 저희 아들방에 들락날락했고요
빈방에도 들어와서 혼자 이것저것 만지고
아들 과자랑 바나나도 먹고 있기도 하고ㅎㅎ
그때마다 저희아들과 몇번이나 실랑이 하다 가고..

어제 애엄마가 또 와서
아니 그거 여태 갖고있냐 그것땜에 애한테 시달려못살겠다 하길래 상종하기 싫어서
바로 간호사벨 눌르고 자꾸 우리병실 와서 시비건다고
좀 못오게 해달라 하니 또 가더라고요.

그리고 저녁에 신랑이 퇴근하고 오는거 보더니
그 엄마가 쪼르르 와서 저희 신랑에게
저 장난감이랑 자동차들 다 집에 갖고 가라며
다른애들 놀고싶게 여기 이런거 갖고오면 안된다 하니
제 남편이 '그러지말고 얘도 그냥 하나 사줘요..
남한테 이래라저래라 하지시말고요' 했지요.

말 몇마디가 오가고 또 실랑이가 되자
제남편 성격을 알기에 제가 얼른 말렸고
씩씩대는 남편 겨우 달래서 집에 보내버렸어요.

그리고 오늘 점심쯤
같은 병실 애기엄만지 문병온 친구인지 몰라도
다른 아줌마 하나랑 복도 젤 끝에 있는 저희 병실 앞에 떡 서서는 문을 툭 쳐서 열더니 장난감을 보며
'저거야 저것땜에 내가 며칠을 시달려서
좀 빌려달래도 씨알도 안먹히고
치우지도 않고 계속 아픈 애를 약을 올리네'
'아휴 요즘 젊은 엄마들 하여튼 배려를 몰라'
'다 그렇지 뭐' 이러고 다 대놓고 얘길 하더라고요

저도 순한 성격이 아닌데 아이가 난생 첨 아픈거라
많이 참다참다 터졌죠..
아줌마 병원 온김에 정신과좀 가보시라
돈 7만원 하는거 그냥 사주지, 그지도 아니고
시간마다 와서 껄떡대고 아주 추접스러 죽겠다
왜 빈병실에 와서 그지마냥 남의 간식이나 훔쳐먹고
애가 몰라서 도둑질에 약탈을 하면 야단을 쳐야지
유치원 중퇴냐 뭐 이렇게 따졌더니 또 궁시렁궁시렁 하며 지들 방으로 꺼지더라고요.

그리고 퇴근하자마자 온 남편에게 그 얘길 했더니
남편이 바로 달려가서는 마침 와있던 그집 아빠한테
'당신 애새끼랑 정신나간 마누라랑 한번만 더 우리병실에 오면 내가 진짜 아주 다 뒤집어버린다'라고 했고, 무슨일이냐고 묻는 그애아빠에게
뭔일인지는 당신 마누라한테 듣고, 보아하니 집에서 놀고먹는 백수는 아닌거 같은데 어지간하면
그지같이 남한테 아쉬운 소리 하지말고 애 장난감이랑 과자 좀 사주라고 했네요ㅎㅎ

그 애아빠가 지금 말다했냐 하더라고요
저희 남편이 '더해줄까? 따라 나오든가' 하니
그 여편네도 말리고 그남편도 참나 참나 하고 외면하네요ㅎ
여차저차 내일 퇴원합니다.
요즘 맘충이 맘충이 말들 많은데
저도 항상 아이에게 정답만을 가르치진 못하고
실수투성이에 한참 배울것이 많은 엄마지만
아이를 가르치기 전에 내가 먼저 개념 챙기고 살아야겠다 또 한번 느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들 독감 조심하세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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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병동 정신나간 애엄마...
그리고 퇴근하자마자 온 남편에게 그 얘길 했더니 남편이 바로 달려가서는 마침 와있던 그집 아빠한테 '당신 애새끼랑 정신나간 마누라랑 한번만 더 우리병실에 오면 내가 진짜 아주 다 뒤집어버린다'라고 했고, 무슨일이냐고 묻는 그애아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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